그냥 노트

음악취향



Carole King, "Home Again", <Tapestry>, 1971


https://www.youtube.com/watch?v=1KVoCaqX4SM


(원래 라이브 버전을 별로 안좋아하지만, 라이브 버전을 링크 달아보았다.)



지금도 Led Zeppelin이나 Jimi Hendrix 같은 음악을 들으면 ‘정말’ 좋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20대 중반즈음을 지나면서 음악취향이 조금 바뀌었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은 그리 투명하지는 않았지만, 언제부턴가 나는 밴드음악에 조금 실증이 난 것 같다. 60년대부터 시작해서, 이런 저런 장르들을 듣다가 언제부턴가 밴드음악들이 좀 피곤해졌다. 문자 그대로, ‘Too old to rock’n roll, Too young to die’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좀 단조로운 음악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래서 묵직하고 풍부하게 소리가 가득 차 있는 음악보단 악기도 적고 여백도 많고 단순한 음악들이 좋다. 내가 록음악들을 들어오면서 메탈보다는 펑크에 더 친숙했던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포크음악을 즐겨 듣게 되었다. 좋아하는 포크음반들이 좀 있다. 고전적인 음반들을 꼽아보자면, 1971년 Joni Mitchell의 <Blue>, 1972년 Nick Drake의 <Pink Moon>, 그리고 1971년 Carole King의 <Tapestry>이다. 캐롤 킹의 음반은 포크라고 하기엔 피아노가 주를 이루지만, 캐롤 킹이나 조니 미첼의 등장은 대중음악사에 있어서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격동의 1960년대가 막을 내리고, 싱어송라이터의 시대가 오는 것 같기 때문이다. 특히나 1970년 Carole King은 <Writer>로 등장한다. ‘Tapestry’도 어딘가 한땀 한땀 직접 만들어내는 수공업적 작가주의가 떠오르지 않은가. 또한 1970년 지미 헨드릭스의 죽음, 그리고 1971년 짐 모리슨과 재니스 조플린의 죽음(이른바, 27살에 요절한 3J)은 1960년대의 종언을 말하는 것 같지 않나.


사실 캐롤 킹은 유명하다고 해서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영 취향이 아니었다. 그런데 언제인가 다시 듣고서 좋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그때 내가 음악취향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Tapestry>는 지금은 정말 자주 듣는 베스트 음반 중에 하나가 되었다. 이 음반의 히트곡들인 ‘Home Again’이나 ‘You’ve got a friend’ 같은 곡들을 들으면 참 편안하다. 가사는 거의 제목과 같다. 하지만 뭔가 왕가위 감독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떠오르지 않나, 싶다. 물론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서는 21세기의 캐롤 킹이라고 불릴 만한, 노라 존슨이 나오지만 말이다.


그렇게 음반 하나를 순서대로 듣고 있으면, 어느 순간 ‘You make me feel like a natural woman’이 흘러나온다. 여자도 아니면서 이 곡을 들을 때 괜히 뭉클할 때가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을 보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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