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노트

수면제 복용일지, 세번째



당초 수면제 복용일지, 세번째는 소위 ‘숙면유도제’라고 불리고 있는 수면유도제 제품들에 대해서 쓰는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아직 이들 제품에 대해서 쓰기에는 충분히 경험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미뤄지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증상, 즉 환각이 발생했고, 이에 대해서 쓰면서 최근에 먹어온 다른 수면유도제에 대해서도 미흡하지만 함께쓰기로 했다.


나는 근 2년 간 졸피뎀을 복용해왔다. 물론 매일 복용해왔던 것이 아니라 2년이라는 시간이 중요하지는 않을 수 있다. 복용빈도는 처음에는 그리 많지 않았다. 1주일치 약을 받아서 다 먹으면 몇개월간 먹지 않기도 했는데, 최근 2-3달 동안은 복용빈도가 매우 늘어서 심할 때는 거의 매일 먹었다. 졸피뎀이 아닌 다른 수면유도제를 먹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졸피뎀에 대한 대안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레돌민이었다. 레돌민은 길초근(Valeriana officinalis L.)의 건조뿌리 추출물과 호프(Humulus lupulus L.)의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하는 생약성분 수면 유도제라고 한다. 때문에 약에서 똥 냄새가 나서 다소 역하다. 사실 이 약은 예전에 아는 형이 준 독일산 수면유도제(독일어라서 당연히 이름은 모른다)와 같은 성분이었기 때문에, 한편으로 익숙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먹었다.


레돌민은 졸피뎀처럼 졸음이 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숙면을 할 수 있다는 후기들이 많은데, 실제로도 그런 것 같다. 나는 한알 또는 반알을 먹는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아직 효과에 대해서 충분히 경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레돌민을 먹으면 다음날 매우 일어나기 힘들었다. 때문에 평일에는 주로 반알을 먹고, 다음날에도 늦잠을 잘 수 있는 상황에서만 한알을 모두 먹는다. 레돌민 반알과 졸피뎀 반알 혹은 한알을 함께 복용하기도 하는데, 아직까지는 특별한 이상증세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은 스위트 슬립이라는 수면유도음료도 최근 종종 마시고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음료수로 테아닌 200mg이 들어있다. 맛은 별로 없는데, 계속 먹다보니 시원하고 먹을만하다고 느껴진다. 테아닌은 녹차에도 들어가 있는데, 녹차 1잔을 기준으로 보통 8mg이 들어있다고 하는 것으로 봐서는 200mg이면 꽤 많이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위트 슬립의 경우도 내가 느끼기에는 아직까지는 졸음이 오거나 하는 것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다음날 일어나기 힘들었다. 레돌민과 꽤 비슷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환각경험에 대해서 써야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술과 함께 졸피뎀을 복용한 것이 문제가 된 것 같다. 평소에도 원래 술과 함께 수면제를 복용하는 일은 되도록 지양하고 있기 때문에 술이 많이 취했다면 수면제를 먹지는 않았을 것이다. 위스키 2잔을 먹었는데, 천천히 마셨고 전혀 취기가 들지 않았기에, 수면제를 먹기 전에 술을 마셨다는 지각 자체가 없었다. 때문에 약효가 나타나는 순간부터 환각과 함께 당혹스러운 광경들을 볼 수 있었다.


약을 먹고 나는 노트북으로 영화를 켰는데, 갑자기 약효가 들었다. 주변이 평소보다 어두워지는 것 같더니, 의식도 제어가 되지 않고, 꿈꾸는 듯한 느낌으로 환각을 체험했다. 때문에 다음날 아침 꿈인줄 알았었는데, 당시의 기록이 카카오톡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가장 먼저는 노트북을 하는데, 내가 자판치는 방법을 까먹었다는 생각이 들더니, 자판치는 법을 까먹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카카오톡을 했다. 물론 오타가 극심해서 알아보기 힘든 말을 해대야했다. 모니터 화면에는 초록색 괴물질이 돌아다니고, 카카오톡의 말풍선이 부들부들 흔들렸다. 방에는 빈공간마다 유령같은 것이 계속 돌아다니고, 내가 계속 영상통화를 눌렀다는데 나는 그런 기억이 없다. 다만 환각 중에 핸드폰에서 내 얼굴이 나와서 당황했던 기억만 가지고 있다. 속은 계속 울렁거려서 환각 중에 결국 뻗어 잠에 들었는데, 이러한 상황은 거의 1시간 정도 지속되었다.


 졸피뎀은 술과 함께 복용하면 안된다. 지금도 속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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