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노트

새삼스럽지만, 나는 아무래도 고전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Elvis Presley, “Tryin` to Get to You”, <Elvis Presley>, 1956

https://www.youtube.com/watch?v=-6_nd2eHw_s



새삼스럽지만, 나는 아무래도 고전적인 것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요즘 영화를 자주 보는데, 고전영화가 요즘 너무 재미있다. 나는 솔직히 1910년대 영화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지는 몰랐다. 에른스트 루비치의 <The Oyster Princess>는 정말 걸작이다. 그밖에 프랑크 카프라, 빌리 와일더, 하워드 혹스, 조지 쿠커, 찰리 채플린까지, 고전영화들을 찾아보고 있다. 물론 이건 우디 앨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우디 앨런은 에른스트 루비치와 같은 고전적 헐리웃 영화의 거장들에 영향을 받았다. 우디 앨런을 좋아하기 전에는 윤성호 감독을 좋아했었다. 최근에 못봤던 그의 웹드라마들을 봤는데, 역시 재미있었다. 윤성호는 분명 우디 앨런과 닮은 구석이 있다. 꽤 많다. 하지만 '가령', 에른스트 루비치와 같은 고전영화 감독의 작품들을 보고 나니, 내 생각이 사실 다소 왜곡되었음을 깨달았다. 윤성호가 우디 앨런과 닮은 것이 아니라, 윤성호든 우디 앨런이든 고전 헐리웃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에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가령, 에른스트 루비치나 막스 브라더스, 두 감독 모두 이들이 좋아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막스 브라더스의 영화들은 아직 보지 못했는데, 앞으로 볼 예정이다. 요즘 이렇게 계속 고전영화들을 보고 있다. 최근 영화들을 보아도, 나는 고전적 매력을 잘 살린 영화들이 좋다. 다소 촌스러운 것들도 이러한 전제 하에서는 용인된다. 


하지만 단지 고전영화들 때문에 하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내가 언제부터 이런 '취향'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미궁이다. 중학생 때부터 '옛날 음악'들을 들어왔지만, 아무래도 나의 이런 취향은 그보다 더 예전부터 있었던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이상하게 현대적인 것이 별로 끌리지 않았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도, "Age of Empires"를 좋아했다고 말한다면, 다소 비약일까. 하지만 사실이다. 당시 이에 대해서 형과 이야기하던 것도 기억이 난다. 나는 예컨대, '총싸움' 보다는 '칼'이나 '활'로 싸우는게 좋았다. 내용은 기억안나고 단지 '봤었다'는 것만 기억나는, 아빠와 보던 '금요명화' 같은 것들 때문에 그런 것일까. 혹은 단지 기질적인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전부터, 아주 '회고적인' 성향을 가졌기 때문이다. 나는 갓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유치원 때'를 회상하고, 초등학교 2학년 당시에도 1학년 때 만들었던 '학급일지' 따위를 뒤적거리며 회상에 빠지고는 했기 때문이다. 어떤 '단조로움' 같은 것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내가 꿈꾸던 이상 같은 것은 아주 '전원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고전영화들의 매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정한 참신함과 적절한 변주들은 항상 있지만, 언제나 가장 재미있는 것은 '정해진 패턴'에 따라 예비된 감정을 불러 일으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위 '옛날 음악'은 중학생 때부터 들었다. 나는 2001년에서야 중학교에 올라갔는데, 처음에는 90년대 후반 즈음의 노래를 들었고, 그후 올드팝을 시작으로 옛날음악들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 최근 음악들도 물론 많이 듣지만, 가령 'Heavy Blues'나 'Garage' 같은 복고적인 음악들은 항상 좋다. Elvis Presley는 유명한 음반 몇장 정도만 반복해서 듣는 정도지만, 1956년작 그의 첫 음반은 참 좋다. 자주 듣는 음반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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