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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노트

수면제 복용일지, 다섯번째


오늘은 크게 세가지를 언급할 것이다.


첫번째는 졸피뎀 장기복용 이후 나타난 기억상실 부작용에 대해서 쓰지 않은 것이 약간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간략하게 정리할 것이다. 먼저 기억상실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전자는 약을 먹고 나서 다음날 아침 그 전날 밤의 기억을 못하는 것이다. 이는 몇차례 언급했던 것으로 핸드폰에 그 전날 했던 것들이 기록되어 있으나, 기억나지 않았다. 두 차례 있었던 환각 증세도 다음날 기억할 수 없었는데 이것 역시 다음날 아침에 제대로 기억할 수 없었다. 환각도 그렇고 기억도 없이 내가 했던 일도 그렇고, 약을 먹고서 약효가 있을 때, 잠을 자지 않고 몽롱한 상태에서 어떤 행동들을 하는 것 같다.


후자는 일상생활에 있어서 기억을 잘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인과가 분명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동안 언급하지 않았었지만,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서라도 간단하게 적어야 할 것 같다. 가장 문제적인 사건은 업무 차 내가 작성하고 관리하던 데이터에서 특정 수치의 출처를 도무지 기억할 수 없었다. 분명 구할 수 없는 수치였는데, 내가 어디선가 구해서 입력해 놓았다. 현재 그 수치는 지우고 다시 다른 분명한 출처로 메꾸었지만, 아주 이상한 경험이었다. 지난달 7월에 있던 일인데, 그 당시 나는 졸피뎀을 사실상 거의 매일 먹었고, 건망증인지 실수도 가장 많았다. 정확히 약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한 경험들이 몇 번 있었고, 환각이나 다른 이상한 경험들도 모두 이때 일이다.


졸피뎀은 기억상실 문제 이후 바로 복용을 중단하였는데, 한 10일 정도 먹지 않다가 딱 하루 다시 한 알을 먹고 그 다음날 기억상실 증세가 곧바로 생겼었다. 그 이후로 졸피뎀은 다시 먹고 있지 않다.


두번째는 졸피뎀 이상증세를 경험한 이후 졸피뎀 대신에 먹던 약에 대해서다. 항히스타민계열의 엑티피드를 먹었는데, 물론 본래의 용도는 감기약이지만, 수면제 대용으로 사용했었다. 엑티피드가 가격도 저렴하고 부작용도 특별히 없어서 꽤 오랫동안 유용하게 사용하였는데, 역시 내성이 조금씩 느껴졌다. 우선 처음 먹었을 때부터, 한 알로는 소용이 없어서 두 알씩 복용했었다. 그리고 이게 나중에는 세 알까지 늘었는데, 계속 늘리지 않기 위해서 레돌민과 병행했다. 수면제로서의 효과는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다.


세번째는 요즘 먹고 있는 멜라토닌이다. 약품명이 멜라토닌인데, 물론 그 성분도 멜라토닌이다. 한 알에 3mg씩 들어있다. GNC라는게 적혀 있는데 회사이름인 것 같다. 멜라토닌은 잘 알려진 것처럼 햇빛을 받으면 몸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호르몬이다. 그리고 밤이 되면 낮에 생성된 멜라토닌이 분비된다고 한다. 효능은 물론 수면이다. 다만 멜라토닌 약은 졸피뎀과 같이 전문의약품으로 처방전이 필요하다. 다만 졸피뎀은 처방전이 필요해도 상당히 저렴한 수준인데 비해 꽤 가격대가 나간다고 한다. 인터넷에서는 5만원 가량 필요하다는 글도 본 적이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멜라토닌이 한국과 달리 건강보조제로 분류되어 있어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는 흔한 약이라고 한다. 때문에 한국의 어둠의 경로에서 손쉽게 멜라토닌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복제품이 많은데 이 경우 함유량이 정량과 다를 수 있다고 한다. 그 외에는 특이점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요즘 멜라토닌을 하루에 한 알씩 거의 매일 복용 중에 있는데 현재까지는 매우 만족스럽다. 졸피뎀과는 좀 다른 의미로 잠이 잘 오고,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약을 먹고 바로 졸음이 오지는 않지만, 약을 먹고 불을 끄고 누우면 금방 잠이 든다. 처음에는 다소 약효가 부족하거나 아침에 피곤하다는 기분도 들었지만, 언젠가부터 특별히 그런 증상은 없다. 가끔 까먹고 안 먹을 때도 있는데, 그 날은 잠을 못 자고 약을 안 먹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서 다시 약을 먹으면 잠이 드는 걸 봐서는 약효가 분명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물론 좀 더 관찰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