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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노트

거시계량경제학과 알튀세르의 인과성 개념에 관한 노트

 

1. 들어가며

글에 언급할 핵심적 표제어는 계량경제학과 인과성 두가지이다. 계량경제학은 오늘날 경제학에 있어서 핵심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계량경제학은 경험적 분석을 기초로 경제학이론의 양적 분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학문이다. 사실 이러한 정의는 1932년에 창설된 코울즈 커미션(the Cowles Commission) 접근법에 기초한 것이다. 물론 이는 후술할 내용에 중요하게 연관된 것이다. 1930년에는 계량경제학회가 창설되는데, 1930년대 이후로 계량경제학은 독자적인 학문 영역을 가지고 주요한 발전을 거듭한다. 계량경제학의 발전에서 인과성은 주요한 쟁점으로, 반복되는 현상의 경험적 규칙성에서 인과성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내용에서 인과성에 관한 거시계량경제학의 주요한 쟁점을 정리할 것이다. 그러나 인과성에 관한 다양한 과학철학적 접근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되지 못하였는데, 따라서 환원주의와 실재론이라는 가지 대립되는 측면에서 거시계량경제학의 접근법들을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이라는 개념이 인과성에 관한 거시계량경제학의 주요한 쟁점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여기서 거시계량경제학이라고 한정한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따라서 미시계량경제학이라고 있는 것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일반적률추정법(Generalized method of Moment; GMM), 각종 패널회귀분석 방법들, 토빗(Tobit) 모형이나 로짓(Logit) 모형 등과 같이 각종 비선형회귀분석 등도 제외된다. 그러나 벡터오차수정모형(Vector Error Correction), 레짐스위치(Regime Switching) 등과 같은 거시계량경제학에서의 주요한 접근법들도 모두 다루지는 않으며, 베이지언 추정이나 실험경제학, LSE 접근법 최근의 주요한 접근법들도 다루지 못하였다. 물론 이는 필자의 능력부족이 가장 주요한 이유라고 있다.

2. 인과성 개념의 두가지 관계항

인과성에 관한 여러 철학적 논의들에 있어서 주요한 쟁점은 크게 가지 관계항으로 정리해 있다. 첫째는 존재론적 접근-인식론적 접근이다. 존재론적으로 보았을 , 인과성이라는 것은 원인과 효과라는 가지 현상의 존재는 주요한 물음이다. 일반적으로 원인이 존재하지 않을 , 효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원인이 부재하는데 효과가 존재하거나, 원인이 존재하는데 효과가 부재한다면, 이는 인과성이라고 부를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어떠한 원인과 효과가 인과성을 갖는다면, 이는 양자가 인과적 관계를 갖는다고 부를 있을 것이다. 한편 인식론적으로 보았을 , 이러한 인과적 관계가 존재할 지라도, 원인을 인식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관측할 있는 것은 반복되는 경험적 규칙성이지만, 인과성은 경험적 규칙성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러 현상들은 서로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이것이 인과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는 실재론적 입장-환원주의적 입장이다. 이는 인과성에 관한 인식론적, 존재론적 접근에 있어서 서로 상이한 가지 철학적 입장이다. 따라서 인과성에 관한 철학적 담론들을 2*2 행렬로 도식화할 있다. , 실재론적 입장의 존재론과 인식론, 환원주의적 입장의 존재론과 인식론으로 말이다. 물론 이는 지극히 거친 분류에 해당될 것이다. 먼저 실재론적 입장에 따르면, 경험적 규칙성과는 독립적인 인과적 실재가 존재한다. 인식론적으로는 경험적 규칙성과는 독립적인 인과적 실재를 인식할 수도, 그렇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환원주의적 입장에 따르면, 경험적 규칙성과는 독립적인 인과적 실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르게 표현하면 인과적 실재는 경험적 규칙성을 통해서 완전히 설명되며, 따라서 인식도 가능하다.


이러한 인과성 개념의 관계항을 중심으로 거시계량경제학의 여러가지 접근법이 어떠한 철학적 위치를 취하는지 확인할 있을 것이다. 코울즈 커미션, 루카스, 심스에 관한 논의가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3. 인과성에 관한 거시계량경제학의 접근법

A. 코울즈 커미션 접근법

1932 설립된 코울즈 커미션은 계량경제학의 발전에 있어서 주요한 기초를 제공하였다. 경기변동에 관한 측정문제는 계량경제학의 발전에 주요한 쟁점을 제공하였는데, 방정식체계로 구성된 경제체계를 측정할 동시성 편의(simultaneous bias) 발생했던 것이다. 동시성 편의를 해결하기 위한 식별문제(specification problem) 코울즈 커미션 등장 이전부터 쟁점이 되어 왔는데, 초기적 형태에서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동시적 관계에 있었다. 그러나 이후 기술진보나 정책변화, 소비 다양한 문제와 연관을 가졌다. 예컨대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의 동시적 관계를 가진다는 문제는 코울즈 커미션이 반복되는 경험적 규칙성을 기초로 인과성을 파악하고자 하면서도 수요와 공급이라는 선험적인 경제이론에 맞춰 인과성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코울즈 커미션의 접근법은 반복되는 경험적 규칙성을 기초로, 선험적 경제이론이 제시하는 인과성의 양적으로 추정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통계적 방법은 경제이론이 제시하는 인과성을 양적으로 추정하거나 반복되는 경험적 규칙성과 인과성을 구분하기 위해 부과되는 선험적 제약식의 유효성을 확인하는 것에 국한되었다.


말하자면 코울즈 커미션의 접근법은 반복되는 경험적 규칙성과는 독립적인 인과성은 실재한다. , 실재론적이다. 하지만 통계적 기법은 양적 내용을 추정할 , 인과적 관계는 선험적인 경제이론이 설정한다. 여기서 1943, 1944 하벨모(Haavelmo) 페이퍼는 주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글에서 계량경제학에 확률적 접근을 도입하면서, (경제적) 자연의 본성 자체가 확률적이라고 주장하였다. , 경제변수 정확한(결정론적) 관계를 찾기를 거부하고 오류항을 도입하는 것이다. 코울즈 커미션의 접근법은 여전히 실재론적이라고 있지만, 실재에 관한 관점은 하벨모에 따라 변모하였다. 이러한 코울즈 커미션의 접근법은 케인지언 대규모 거시계량경제모형으로 발전하였는데, 클라인(Klein) 모형이 대표적인 것이다. 케인즈가 코울즈 커미션의 계량경제학 모형들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는 식별문제라는 측면에서 1970년대 이후 루카스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B. 루카스 비판

1976 루카스(Lucas) 페이퍼는 이른바 루카스 비판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선구적 페이퍼는 코울즈 커미션과 대규모 거시계량경제모형에서 사용되는 식별문제의 해법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루카스에 따르면, 합리적 기대 일반균형 행위자의 최적화 문제를 재현하지 않고서는 거시계량경제모형의 결과는 안정적이지 않다. 거시계량경제학에서 경제변수의 인과적 관계는 교란항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관계로 해석되었고, 안정적 관계가 확보되지 않을 파라미터 값은 불안정적이기 때문에 신뢰할 없다. 그리고 루카스의 입장에서 안정적 관계는 개인적 경제주체의 이해에 기반한 미시적 행태를 의미했다. 경제정책의 개입이나 여러 경제적 충격에도 불구하고 미시적 행태는 주어진 경제환경 하에서 항상적인 행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시적기초가 없이 거시경제학의 계량경제학적 추정은 인과성을 필요로 하는 정책평가에서는 활용될 없다는 것이다.


한센(Hansen) 사전트(Sargent)(1980) 합리적 기대이론을 활용하여 루카스 비판에 위배되지 않는 방식을 고안한다. 여기서 식별문제를 풀기 위해 선험적 제약이 부과되는데, 이는 주어진 선호와 기술과 같은 미시경제학적 특성에 기초한다. 이에 따라 인과적 관계의 안정성은 미시적 행태에 한하여 국한되며, 거시적 수준에서의 특성은 미시적 행태의 결과로 이해되었다. 또한 거시적 수준에서의 인과적 관계에 대한 추정은 그랜저-인과(Granger-Causality) 검정이 활용되었다. 만약 A B 그랜저-인과한다면, 이는 B 예측하는데 있어서 B 보다 A값도 함께 활용하는 것이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 A값의 변화가 B 변화를 예측하는데 사용될 있으며, 이는 A B 선후관계를 통해 인과를 예측하는 방식으로, 인과성을 코울즈 커미션과 같은 방식처럼 구조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적 규칙성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거시적 수준에서의 인과적 관계는 실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주어진 정보량을 토대로 예측한다는 점은 이를 합리적 기대가설에 따른 결정과정으로 이해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루카스는 경험적 규칙성에서 인과적 관계를 구분할 있다고 주장하는데, 따라서 미시적 수준에서 루카스는 실재론적 입장을 취한다고 있다. 존재론적, 인식론적 측면에서 살펴보면, 루카스에게 경험적 규칙성과 구별되는 인과적 관계는 존재하지만, 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환원주의적 입장을 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C. 심스의 반이론적 접근법

1980년은 심스(Sims) 벡터자기회귀모형(Vector Autoregressive Model; VAR) 처음으로 제안한 페이퍼 ‘Macroeconomics and reality’ 발표된 해이다. 심스의 VAR모형은 익히 알려져 있듯이, 자기회귀 성질을 가지는 시계열 데이터를 기초로 선험적인 제약이나 경제학이론 등의 가정을 최소로 하고서 데이터가 제공하는 경제적 의미를 파악하는 방식을 취한다. , 각각의 변수들이 자기회귀성질을 가지므로, 자신의 과거값에 영향을 받고 다른 변수의 과거값에 영향을 받아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접근법은 반이론적(atheoretical) 접근으로 불린다. 그의 접근법은 오늘날 거시계량경제학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몇가지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첫째로 이러한 방법은 코울즈 커미션의 접근법에 대해 어떤 의미에서 루카스 비판 보다 급진적인 비판이었다. 루카스에 따르면 전통적인 대규모의 방정식체계로 이루어진 모형은 식별문제를 해결할 없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시적 기초에 기반한 안정적 관계 하에서 추정이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심스는 이러한 복잡한 식별문제를 푸는 해법 자체가 실제 정책평가 과정에서 사용하기에는 실용적이지 않았다. 둘째로 심스에게 거시경제는 여러 변수 복잡한 내생성을 가지는 공간으로 우발적이며, 결정론적이기 보다는 확률적인 공간이었다. 따라서 거시경제에서의 정책과 평가도 엄격하게 가정된 모형의 복잡한 식별문제를 풀어 최적해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은 최소화하고 시계열데이터의 내생적 성격에 기초하여 파악하여야 하는 것이었다.


그랜저-인과(Granger-Causality) VAR 접근법에서 주요한 통계적 방법으로 활용되었다. 앞서 지적했듯이 이는 코울즈 커미션 접근법에서 인과성을 경험적 규칙성으로 환원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이론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정보량에 따라 예측성을 토대로 인과성을 해석한다는 점에서 환원주의적인 입장이라고 있다. 종합적으로 말해서, 심스의 반이론적 접근법은 인과성의 인식론적 측면에서, 그리고 이론적 모형을 선험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원론적이라고 있다. 또한 인과의 존재론적 측면도 기존 코울즈 커미션 접근법이나 루카스 비판에서와는 다르게 적절히 변형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있다. , 코울즈 커미션이나 루카스의 접근법과는 다르게 경험적 규칙성과는 다른 인과적 관계가 실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존재론적 측면에서도 환원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있다.


그러나 VAR모형이 식별문제를 해소할 없다는 비판 이후, 구조적 벡터자기회귀모형(Structural Vector Autoregressive Model; SVAR) 발전은 다시 VAR모형에 선험적 제약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회귀한다는 점에서 앞서 지적한 측면들은 유보적으로 평가할 있다. 특히 SVAR모형의 발전은 최근 거시계량경제모형에서 주요한 쟁점이 되고 있는데, 심스 자신도 SVAR모형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4.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 개념[1]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structural causality)’ 개념은 1961 「청년 마르크스에 대하여(이론적 문제들)(1965 『마르크스를 위하여』에 재수록)에서 마르크스에 관한 알튀세르적 독해가 처음으로 제시된 이후로, 1965 『자본론을 읽는다』에서 제시된다. 알튀세르는 개념을 제시하면서 그는 주류경제학이나 계량경제학, 통계학, 수학 등을 언급하기는 하지만, 상술했던 거시계량경제학에서의 인과성에 관한 쟁점들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제기된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알튀세르가 구조인과성을 제시했던 논쟁사적 맥락을 간략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알튀세르는 연달아 출판되었던, 『마르크스를 위하여』와 『자본론을 읽는다』를 통해 경제주의적 마르크스주의와 인간주의적 마르크스주의라는 양자를 비판하고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새롭게 재구성하기를 시도하였다. 그는 과학적 발전상에서 기존의 지식, 이데올로기, 미신으로부터 인식론적 단절 존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마르크스의 『자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을 새롭게 독해하면서,  고전경제학과는 다른 『자본』의 대상이 고유하게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따르면, 『자본』의 정치경제학 비판은 역사과학이라는 새로운 과학과 철학, , 역사적 유물론과 유물론적 변증법이 출현한 것이다.


구조인과성은 이를 제시하는 과정에서 나타난다. 그에 따르면 구조인과성은 (고전철학에서) 기존의 가지 인과성과 대비된다. 첫째는 기계적 인과성이다. 알튀세르에 따르면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 비판이 아니라) 기존의 정치경제학은 기계적 인과성에 포섭되어 있는데, 이때 하나의 일정한 효과는 대상·원인이라는 상이한 현상과 관련 지어질 , ‘필연성은 어떤 주어진 것의 연속 속에서 전적으로 파악될 것이다.[2] 둘째는 표현적 인과성으로 라이프니츠에게서 발견할 있기도 하지만, ‘모든 헤겔적인 사고를 지배하는 개념이다. 표현적 인과성에 따르면, ‘이런저런 요소[부분] 전체의 내적 본질[3]이다. , ‘전체는 정신적 원리로 환원되고, 전체의 부분들은 본질적 현상형태로 간주된다. 그리고 부분적 요소들은 모두 전체의 내재적 원리를 표현하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 인과관계는 성립하지 않는다’.[4] 한편, ‘구조적 인과성 기존의 인과성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제시된다. 구조적 인과성은 구조가 하나의 구조로서 효과들 속에서 갖는 내재성의 형태[5]로서 전체는 복잡성으로 이해되며, 이는 부분에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기계적 인과성과는 달리, ‘원인으로서의 부분 존재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부재하는 원인 것이다. 또한 이는 표현적 인과성과도 다른 것으로, ‘정신적으로 형성된 본질이 아니라 부분들의 결합으로 형성된 전체로서의 구조[6] 존재한다.


알튀세르의 이러한 인식론적 기획은 이른바 관념론적 인식론 비판 위한 것이었다. 그에 따르면 기존의 관념론적 인식론은 사고대상과 현실대상을 구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에게 사고대상으로서의 추상적 개념이 현실대상에 대한 직접적 경험으로부터 추출될 있다고 가정[7]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을 동일시하게 되면, 가상으로서의 추상과 과학적 개념을 구분할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알튀세르의 우발성의 유물론 대해서 간략하게나마 지적해야 필요가 있다. 그는 우발성의 유물론을 제기하면서, ‘마르크스주의가 법칙을 추구하는 자연과학 달리 특이한사례만을 다루는 임상적 지식이기 때문에 법칙이 아니라 상수를 가질 [8]이라고 주장한다.이는 기존의 알튀세르가 제기한 구조인과성 대한 주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그의 후기 저작에서 도드라지는 것을 확인할 있다. 발리바르는 알튀세르의 자기파괴적 요소라고 지적하는데,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한다. 알튀세르의 이론적 선회 이해하는 포스트구조주의적 해석에서부터, ‘강조점의 이동’, ‘용어의 재배치’, ‘굴절등으로 이해함으로써 포스트구조주의에 비판적으로 대응하는 이해도 존재한다. 특히 이들 중에는 이를 확률론의 일종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존재한다.[9]


그렇다면,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 인과성에 관한 거시계량경제학적 측면에서 어떠한 위치에 있는 것일까. 우선 존재론적으로 알튀세르는 복잡성으로서의 전체가 실재한다고 사고한다는 점에서, 실재론적이라고 있다. 이는 현대거시계량경제학적 접근법에서는 코울즈 커미션의 접근법과 가장 유사하다. 물론 코울즈 커미션의 접근법을 단일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있다. 하벨모라거나 여러 인물들은 인과적 구조를 확인시켜주는 안정적 관계 미시적 행태로 이해하고 있는 반면, 클라인과 같은 대규모 거시계량경제학자들은 대규모 거시계량경제모형에서 IS-LM 모형과 같은 거시적 구조를 표현하는 이론을 상정하기 때문이다. 한편, 루카스 비판의 경우 미시적 수준에서 실재론적 입장을 취하지만, 알튀세르의 실재론적 입장이 암묵적으로 거시적 수준이라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심스의 반이론적 접근법은 인식론적 측면에서는 명백히 환원론적 입장이지만, 존재론적 측면에서 거시적 원인을 부과하는 구조의 실재를 부인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편 인식론적 측면에서 알튀세르는 -실재론적이라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이 관념론적 인식론 비판이라고 지적한다는 점에서, 인식론적 측면에서 구조인과성 개념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데, 사실 이는 매우 난해한 일이다. 그는 관념론적 인식론의 가지 형태로, ‘기계론적 인식론 표현적 인식론 지적하는데, 간접적으로 이해하기로, 그는 각각을 정치경제학 모든 헤겔적 사고 지적하고 있지만, 인식론 모두 현대경제학에서의 경제학이론과 인과성에 관해서 대응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계론적 인식론은 ‘ceteris paribus’ 기초한 현대경제학에서의 인식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표현적 인식론은 ‘homo economicus’ 기초한 미시적기초에 대응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튀세르에 따르면 이는 인과성에 대해 온전히 이해할 없다. 사고대상과 현실대상을 구분하지 않은데, 이를 구분할 없다면과학적 개념 가상으로서의 추상 구분할 없기 때문이다. 이는 온전한 개념이나 이론이 올바른 인식을 담보한다는 것으로 판단되는 것으로, 그의 반실재론적 면모를 발견할 있다. 그는 한편, 수학이나 통계학 등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는데, 암묵적으로 인과성은 경험적 규칙성을 통해서 온전히 확보할 없다는 점에서 환원주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존재론적 측면과 인식론적 측면을 혼동해서는 안되는데,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은 존재론적으로 거시 혹은 총체로서의 원인이 실재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식론적으로는 경험적 규칙성으로 인과성을 환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원주의적이지는 않지만, 한편으로 개념이 인식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예컨대문제설정 중요성을 둔다는 점에서 반실재론적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나가며

지금까지 인과성에 있어서 거시계량경제학의 세가지 접근법들과,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이 거시계량경제학의 다른 접근법들과 비교했을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특히 이때 인과성에 관한 존재론과 실재론을 구분하고, 실재론적 입장과 환원주의적 입장을 구분하여 각각의 접근법들이 어떠한 측면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코울즈 커미션 접근법은 단일하게 이해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존재론적 측면에서 그리고 인식론적 측면에서 실재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계량경제학은 이론에 의해 선험적으로 지적된 인과성의 정도나 유효성을 판단하는 것으로 역할이 축소된다. 한편, 루카스 비판은 거시적 인과성이 존재론적으로 실재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존재론적으로, 그리고 인식론적으로 환원주의적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미시적 수준에서는 인과성의 실재를 부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시 실재론적 입장으로 선회한다. 한편 심스의 반이론적 접근법은 코울즈 커미션이나 루카스의 접근법에서와는 다르게 미시적 수준에서도 인과성의 실재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인식론적 측면에서도 환원주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편,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 개념은 존재론적 측면에서, 그리고 인식론적 측면에서 인과성에 관한 다른 거시계량경제학적 접근법과는 차이가 있다. 우선 존재론적 측면에서 실재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특히 암묵적으로 거시적 인과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심스는 인과성의 존재론적 측면에서 환원주의를 따른다는 점에서 그의 거시경제학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가장 상이한 입장이라고 있다. 루카스의 접근법은 인과성의 실재론적 입장을 취하지만 거시적 수준에서는 환원주의를 취하며, 오직 미시적 수준에서만 실재론적 입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코울즈 커미션 접근법은 단일하게 이해할 없다는 점에서 문제적인데, 예컨대 하벨모는 경제적 관계의 안정성을 미시적 행태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루카스와 같지만, 클라인과 같은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알튀세르와 유사하다. 인식론적 측면에서 보면, 루카스나 심스는 환원주의적 입장을 취하지만, 코울즈 커미션은 실재론적 입장을 취한다는 점에서 서로간 차별적이다. 그러나 알튀세르는 실재론적 입장을 취한다기보다는 반실재론적 입장을 취한다는 점에서 코울즈 커미션 접근법과는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고 있다.


 

후기: 다시 알튀세르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글은 Moneta, A. (2005). ‘Causality in macroeconometrics: some considerations about reductionism and realism’. Journal of Economic Methodology, 12(3) 대한 독서노트라고 있다. 논문은 코울즈 커미션, 루카스 비판, 심스의 VAR 접근법을 각각 비판적으로 요약하면서 환원주의와 실재론적 입장 간의 연속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나는 여기에 평소에 관심있는 대상이었던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개념을 현대경제학에서의 다른 계량경제학적 접근법과 비교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요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점을 별로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는 알튀세르를 둘러싼 논의에 관해서, 평소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앞서 지적하였듯이, 알튀세르의 구조인과성(structural causality)’ 개념은 1961 「청년 마르크스에 대하여(이론적 문제들)(1965 『마르크스를 위하여』에 재수록)에서 마르크스에 관한 알튀세르적 독해가 처음으로 제시된 이후로, 1965 『자본론을 읽는다』에서 제시된다. 그가 제시한 개념이 통계학적 또는 계량경제학적 측면에서 제시된 것이 아니라는 , 그리고 개념이 제시된 시기가 루카스 비판(1976)이나, 심스의 VAR모형(1980) 등장하기 한참 이전의 상황이라는 점은, 이를 거시계량경제학적 맥락에서 해석하고자 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알튀세르의 성과를 현재 맥락에서 이해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에 알튀세르가 소개된 것은 1980년대 후반이나 1990년대 초반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글을 쓰기 , 알튀세르에 관한 국내 연구논문들을 살펴보았다. 거의 대부분의 논의는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에 관한 것이었고, 현대경제학과 관련을 맺는 글은 하나도 발견할 없었다. 그러나 알튀세르의 성과를 이데올로기론에 국한될 수는 없으며, 알튀세르가 여전히 현재성을 가진다면 그것은 현대경제학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경유하지 않을 없다고 생각한다. 알튀세르는 『마르크스를 위하여』와 『자본론을 읽는다』에서 마르크스주의를 재구성하고 사상적 투쟁에서의 이론적 개입을 시도했다. 그러한 측면에서 발전하는 현대경제학을 가만히 목도하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


물론 알튀세르의 개념을 거시계량경제학적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했던 것은 상당히 난해한 일임을 경험했다. 특히 알튀세르는 관념론적 인식론을 비판한다고 하였으나, 그가 중점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은 사실 존재론적 측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는 인과성을 보증하는 방법에 대해서 말한다기보다, 인과적 효과를 주는 구조의 실재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고 생각한다. , 그는 그러한 구조가 스탈린주의적 경제주의나 헤겔적 목적론으로 환원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하였을 , 어떠한 인과적 효과에 관한 지식을 보증하기 위한 작업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여전히 많은 공백과 곤란들이 존재한다고 있다.


참고문헌

Althusser, Louis. (1991). 『자본론을 읽는다』. (김진엽 옮김). 두레

Althusser, Louis. (2017). 『마르크스를 위하여』. (서관모 옮김). 후마니타스

Cooley, T.F. and S. LeRoy (1985), ‘Atheoretical macroeconometrics: a critique’, Journal of Monetary Economics, 16, 28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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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희·박상현 . (2008). 『알튀세르의 철학적 유산』. 공감



[1] 알튀세르의 특히 초창기 논의, 『마르크스를 위하여』와 『자본론을 읽는다』를 중심으로 검토할 것이다. 여기서 『마르크스를 위하여』의 발리바르가 1996 서문」과 윤종희·박상현 외의 『알튀세르의 철학적 유산』를 주요한 지침으로 활용하였다. 따라서 자세한 것은 이들 문헌을 참고하기를 바란다.

[2] Althusser, Louis. (1991). 『자본론을 읽는다』. (김진엽 옮김). 두레

[3] Althusser, Louis. (1991). 『자본론을 읽는다』. (김진엽 옮김). 두레

[4] 윤종희·박상현 . (2008). 『알튀세르의 철학적 유산』. 공감

[5] Althusser, Louis. (1991). 『자본론을 읽는다』. (김진엽 옮김). 두레

[6] 윤종희·박상현 . (2008). 『알튀세르의 철학적 유산』. 공감

[7] 윤종희·박상현 . (2008). 『알튀세르의 철학적 유산』. 공감

[8] 윤종희·박상현 . (2008). 『알튀세르의 철학적 유산』. 공감

[9] 윤종희·박상현 . (2008). 『알튀세르의 철학적 유산』.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