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노트

페미니즘에 대한 일기

본격적인 글에 앞서 몇가지 신변잡기를 쓰고자 한다. 사실 요즘 페미니즘은 좀처럼 나의 관심사는 아니다. 한동안 몇 개의 글을 쓰고서 특별히 흥미를 끄는 것도 없었고, 최근의 복잡한 사건들에 대해서는 애당초 알고 있지도 못하다. 아직도 넥슨에 대한 이야기는 최근에서야 겨우 알게 되었고, 정의당이 어쨌다느니, 웹툰 작가들이 어떻게 되었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최근에는 책을 잘 읽지도 않지만 다시 조금씩 읽고 있다. 특히 며칠 전부터는 Qin Duo의 A History of Econometrics: The Reformation from 1970s를 다시 읽고 있는데, 재미있다. 한 두어달전쯤에 읽기 시작했다가 그만두고 다시 읽는 중이다. 아직은 초반부라서 다소 지루한 구석이 없진 않다. 예전에 읽었던 책들에서 충분히 나왔던 Haavelmo에 대해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재미있다는 생각이다. 다시 전공공부하는 기분도 나서 좋다. 앞으로 나올 내용들도 괜히 기대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페미니즘 보다는 내 전공에 관한 주제들에 대해서 말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사실 요즘 종종 페미니즘에 대한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내 게으름을 이기지는 못하고 있을 뿐이다. 게으름에 대해서나 좀 벗어난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서너권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뭐 어쨌든 여기에 대해서는 차후에 말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내가 오늘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많지 않다. 그저 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주절거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페이스북에 모씨의 글을 폭발적으로 공유되고 있다. 현재 공유가 676회, 좋아요가 559명이다. 3일전에 쓴 글인데 하루하루 100개씩 늘어나는 듯하다. 


모씨는 대학생이고 이번 글은 P씨의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용 자체는 상당히 긴데, 사진을 제외하고 10포인트로 워드에 복사, 붙여넣기를 하면 본문만 20쪽 정도 나온다. 참고문헌도 2쪽 나온다. 근데 사진이 꽤 많이 첨부되어 있고, 웹상에서 글씨크기가 커서 모바일로 보면 그 분량은 상상이상으로 길다. 그래서 사실 모바일에서 이 글을 읽기에 대단히 버거웠다. 대충봤는데도 상당히 고통스러운 분량이었다. 그는 사실 P씨를 대단히 평소에 좋아했었는데, 여러모로 실망이 큰지 그를 송두리째 비판해버리겠다는 기세이다.


사실 그는 나와도 한때 페친이었다. 페친이었던 당시 그는 나에게 대뜸 되도 않는 주장을 하더니, 혼자 페친을 끊고 나가버린 전력이 있다. 내 주변 인물 상당수는 그 일화를 알고 있다. 나는 제3자와 일제 식민지 당시 일본의 수탈에 대한 정치경제학을 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가 난입하더니, 제국주의를 악셀 호네트의 ‘인정투쟁’ 개념으로 볼 수 있는거 아니냐며 따지더니, 경제학은 ‘인간의 얼굴’을 하지 않는다며 혼자 페친을 끊고 도주해버렸다. 심지어 나는 수탈을 수탈이라고 불렀는데도 인간미가 없다고 한다. 근데 이런 전력을 깡끄리 잊더라도….


그런데 솔직히 나는 그 글이 이게 ‘글인가’ 싶다. 그리고 이런 말 같지도 않은 글을 사람들이 그것도 ‘진보적인’이라는 사람들이 이렇게 호응을 한다니, 어처구니 없다. 물론 이 길고 긴 글을 제대로 읽고서 공유한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 심리학자들의 말을 인용하며, 한(恨)이니, 원(怨)이니, 하면서 메갈과 일베는 다르다고 주장하는 장면은 가관이다. 아니, 메갈과 일베가 같든 다르든 간에, 이게 말인지 막걸린지... 정제해서 말한다고 하더라도, 나는 이것을 ‘자기가 하는 말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밖에 평가할 수 없다. 아마 자기가 아는 말을 총동원하고 있으리라. 좀 더 글을 쓸까 싶었지만 귀찮다. 그 긴 글을 다시 봐야하기 때문이다. 결론을 대충 말하고 끝내야 할 것 같다. 나는 이 글 같지 않은 글에 그렇게 좋다고 호응하는 것은 진영논리라고 생각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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