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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노트

메모: 클라이먼(2012)을 절반정도 읽고 나서


Kliman, Andrew. (2012). 『자본주의 생산의 실패: 세계대침체의 원인』. 한울.

대략 절반정도 읽었다. 이 글은 앞으로 쓰게 될 독서노트를 위한 작은 메모이다. 최대한 내 생각은 배제한 상태로 책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하고 있다. 앞으로 쓰게 될 독서노트에서는 이들 내용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접근할 생각이다.

1. 이 책은 크게 세가지의 발견을 주장한다. 1) 미국법인 기업의 이윤율은 1980년대 이후 회복되지 않았다. 2)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에 따라 이윤율이 회복되었다는 설명은 틀렸다. 3) 미국노동자들의 임금이 낮아진 것은 아니다. 그리고 앞선 두 가지에 대해서 논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2. 저자는 기존의 통설이나 전통적인 좌파의 해석을 거부한다. 통설에 따르면, 현재의 위기는 금융위기이며, 1980년대 이후 회복된 금융자본주의가 그 원인이다. 또한 이러한 설명은 자본주의의 금융화를 억제하고 적극걱인 케인즈주의 정책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3. 이러한 주장은 한편으로 경제적인 문제를 정치적인 문제로 환원하고 대안도 그렇게 맞추는 방법이기도 하다. 마르크스가 고타강령 비판에서 비판했던 바와도 같지만, 실증적으로 잘못된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레이건이 출범했던 1980년대 이전인, 1970년대에 이미 침체는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4. 특히 뒤메닐&레비와 같은 물량주의자들(Radical physicalists)은 현재가치로 환산한 이윤율 추계를 볼 때, 이윤율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이윤율 하락’에 의한 위기원인을 부정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가치 이윤율은 축적률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자신들이 현재가치 방법의 이점으로 제기하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조정도 적절하지 않고 실제 기업에서의 회계와도 다르기 때문이다.

5. 이들은 또한 이윤율이 하락하거나 상승했다고 말할 때에 그 시작점과 끝나는 지점을 자의적으로 선택하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것은 이윤율의 변동에 있어서, 장기적 추세와 단기적 순환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다.

6. 하지만 이윤율은 하락했다. 역사적 비용으로 계산했을 때에 그렇다. 또한 축적률 역시 함께 하락했으며, 축적률을 비롯하여 제조업 부문 성장률 부진이나, 미국 정부의 부채 증가 등 전반적인 장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 전후경제와는 달리, ‘자본의 파괴’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수익성이 다시 회복될 수 없었다. 자본의 파괴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공황기에 나타나는 폭력적인 상황이다.

7. 이윤율은 사실 마르크스에게 있어서 공황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다. 간접적인 원인일 뿐이고, 오히려 공황은 신용시스템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번의 경제위기 역시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