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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노트

케인즈 다시 읽기 또는 민스키 다시 읽기


케인즈 다시 읽기 또는 민스키 다시 읽기:

후기: Hyman, Minsky. (2014).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 신희영 옮김. 후마니타스

 

1.  들어가며


하이먼 민스키의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1] 대한 독서노트를 쓰고자 한다.


2.  민스키의 케인스 다시 읽기


익히 알려져 있듯이 민스키는 포스트케인지언 경제학의 핵심적인 인물로, 포스트케인지언 화폐금융이론을 정초하였다고 일컬어진다. 민스키는 여타의 포스트케인지언과 마찬가지로 신고전파 종합, 네오케인지언들을 공격한다. 민스키에 따르면 케인스에 관한 일반적 통념들은 케인스의 급진적 사상을 순치하고 있다. 케인스의 이론은 고전파 경제학에 관한 비판이 아니라, ‘확장으로 이해되며, 정통적 마르크스주의자들 마저도 위기 또는 경기변동에 관한 정부정책의 무효성이라는 측면에서 고전학파 경제학과 정책적 결론을 은밀하게 공유하고 있다.


민스키는 일반적 통념, 케인스에 관한 표준화된 해석으로 세가지 유형을 제시한다. 첫째는 ‘(단순한 형태의) 소비함수에만 치중하는 모형으로 승수-가속도 모형 여기에 포함된다. 또한 민스키에 따르면, 여기에 코울즈 커미션에서 클라인 등의 대규모 거시계량모형 포함된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초기 수리경제학적 모형에 기초한 경기예측 모형들은 이자율이나 금융현상 또는 금융관계의 복잡성 등이 소득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찾아낼 수가 없다는 것이 민스키의 견해이다.[2]


둘째는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힉스-한센 모형이라고도 불리는 IS-LM 모형이다. 오늘날 거시경제학 교과서적 설명의 표준적인 해석으로 자리잡은 IS-LM 모형은 익히 알려져 있듯이, 투자-저축의 실물부문과 유동성선호-화폐공급의 금융부문의 동시적 결정으로 나타난다. 물론 민스키에 따르면 이러한 IS-LM 모형은 금융시장의 불확실하고, 복잡하며, 동태적인 성격을 극히 단순하게 요약하고 있으며, 이를 동시결정이라는 정태적으로 묘사한다. 또한 IS곡선 상에서의 단기 이자율과 LM곡선 상의 장기 이자율이 서로 다른 성격의 다른 이자율이라는 사실을 놓치고 있다.


셋째는 IS-LM 모형에서 노동시장 균형조건을 추가한 것이다. 민스키에 따르면 IS-LM 모형을 노동시장과 통합하려고 하면서 만들어진 이론이 바로 신고전파 종합이다. 힉스-한센의 IS-LM 모형과, 고용과 실질임금 간의 수요-공급으로 설명하는 고전파경제학에서의 노동시장 모형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형에서 노동시장 균형은 IS-LM 모형의 모든 함수들이 균형을 이루면서 동시에 노동시장 균형조건을 충족하는데, 그러한 의미에서 완전고용을 뜻한다. 외부에서의 충격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불균형은 물론 존재할 있는데, 이는 임금과 물가의 경직성 때문으로, 예컨대 노동조합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 여기서 케인스 효과 피셔 효과 불균형을 다시 균형으로 옮겨가게 하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 전자는 LM곡선의 이동, 후자는 IS곡선의 이동으로 설명된다. 특히 후자는 신고전파 종합을 성립함에 있어서 중요한 논거가 되었다.


케인스의 경제학은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을 통한 이자율의 조정으로 경기변동에 대한 미세조정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민스키에 따르면, 여기에는 몇가지의 난관들이 존재하며, 난관들을 무시하는 것은 케인스를 오독하는 일이다. 첫째로 이자율과 화폐 간의 관계, 둘째로 이자율과 자본의 한계효율성 간의 관계, 셋째로 자본의 한계효율성과 자본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얻을 있는 예상수익과의 관계이다. 이러한 난관들 통화공급과 실물경제 사이의 연관을 잇기도 하고 끊어 내기도 한다.


민스키가 보기에 실물자산과 부의 소유자들 사이에 끼어드는 화폐가 지닌 은폐된 속성이야 말로 현대자본주의 경제의 중요한 특성 가운데 하나이다. 그에 따르면, “자본주의 경제의 궁극적인 본질은 결국 다양한 경제주체들이 복잡하게 연계된 대차대조표이다. 또한 복잡하게 얽힌 현대자본주의의 금융관계의 불안정성은 해소될 없는 것으로, 기업의 투자속도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준다. 그리고 투자의 속도는 회전율에 관련하여 대출자와 대부자의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자본자산가격은 통화량과 대출이자율에도 영향을 받지만, 대출자와 대부자의 리스크에 기초한 투자재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에도 영향을 받는다. 또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자본자산가격을 급격하게 변동시키기도 한다.


여기서 금융시장이 불완전하다는 것은 중요하다. 전통적으로 주류경제학에서 자본시장은 효율적이며(Fama, 1970), 기업의 투자결정은 재무구조와 무관하다(Modigliani & Miller, 1958). 기업은 자금조달에 있어서 내부자금, 주식발행, 은행차입이나 회사채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한다. 각각의 방법들은 금융제도와 시장에 따라 비용의 계층화가 이루어지고, 기업은 배당이나 이자가 필요하지 않은 내부자금을 선호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업의 투자결정이 완전한 자본시장에서는 재무구조와 아무런 관련을 가지지 않는다는 전통적인 금융이론(예컨대, M-M정리) 배치되는 것이다. 전통적인 경제학이론에서 기업의 투자는 투자를 통해 얻을 있는 수익성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대수익성이 충분한 사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하지 않는 것은 기업에 적절한 자금조달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다는 것으로 금융시장에 제약이 존재함을 의미한다(Fazzari, et al, 1988).


기업은 대개 현금보유를 통해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를 통해 기대되는 수익은 (미래의 기대되는) 내부현금흐름으로 해석될 있다. 현금흐름은 투자의 속도를 규제하는 것으로 자금을 대출하는 기업에게도, 기업에게 대부를 제공하는 대부자(은행 )에게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대부자와 대출자의 리스크는 투자재의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에 영향을 주어 자본자산가격에도 영향을 주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자본자산가격을 급격하게 변동시키기도 한다.


 3.   금융위기와 화폐이론: 민스키와 마르크스


오늘날 금융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개략적인 미국 화폐·금융제도에 관한 역사를 언급해야겠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뉴딜정책과 함께 금융억압을 실시하였고, 일환으로 긴급은행법, 글래스-스티걸 , 금준비법 등이 실시되었다. 또한 금본위제는 폐기되고 중앙은행권의 불환지폐제도를 단행하였다. 국제적으로는 브레튼우즈 체제로 국제금융질서의 안정화를 도모하였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유로달러시장의 성장과 함께 흔들렸고, 미국이 1971 -달러 태환을 포기함으로써 최종적으로 해체되었다. 1970년대 나타났던 달러위기는 1979 볼커의 반혁명을 이끌었고, 신자유주의의 시작을 알렸다. 또한 1970년대 불안정한 금융시장을 헤지(hedge)’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생상품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거래되기 시작하였다.


1980년대 이후 미국경제는 재정적자와 무역적자, 이중적자와 달러환류로 특징지어진다. 미국의 발권이익은 이를 지속하도록 하였다. 또한 시기에 연금기금, 투자신탁기금, 법인자본 등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투자자로 등장하였다. 증권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고금리정책에서 저금리정책으로, 신보수주의적 통화주의에서 신자유주의적 새케인즈주의로 점차 이행되었다.[3] 1999년에는 금융서비스현대화법 통과되어 금산분리가 폐지되었으며, 2001-2004년에는 초저금리 시기를 맞았다. 시기 저금리정책을 토대로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으며, 금융혁신은 지속되어 복잡한 파생상품들이 거래되었다. 2007-2009 금융위기의 시발점으로 지목되는 주택저당증권(mortgage-backed security; MBS) 이러한 맥락에서 거래규모가 커졌다. 또한 밖에 다양한 기초자산들의 증권화가 이루어졌다.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 CDO) 같은 파생상품은 부채자산의 증권화(유동화) 통해 금융기관들의 자본절약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레버리지는 커졌으며 금융부문의 불안정성이 따라 커졌다. 또한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모험자본 , 전통적으로 은행의 영역에서 포괄하지 못하는 곳에 자금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효율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나, 그림자 금융영역에서의 부외거래(off balance sheet engagement) 관리·감독이 어렵고, 여러 금융기관들이 시스템적으로 연관을 맺어위험을 전파시킨다는 측면에서, 금융위기 이후 문제로 부각되었다. 신용부도스왑(credit default swap; CDS) 파생상품 구매자가 일정한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대신에 판매자로부터 채무불이행 등의 신용사건 발생 손실금이나 일정금액을 보장받는 것으로, 금융위기 이후 문제로 지적된 신용파생상품으로 지적되었다. 포트폴리오 이론에 기초한 이러한 파생상품들은 위험을 분산시키는데 활용되었는데, 궁극적으로 2007-09 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문제가 붉어지고 금융시장의 위기를 파급시키는데 일조하였다.


여기까지가 오늘날 금융위기에 대한 개략적인 역사이고, 이는 지극히 일반적인 서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화폐이론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어떨까. 민스키, 그리고 밖에 다른 포스트케인지안 경제학자들(예외가 있겠지만) 화폐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부채 보고, 다시 말해서 신용화폐로써 이해한다. 여기서 투자가 경기변동의 핵심이며, 기업은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부채에 의존한다는 점은 중요하다. 포스트케인지안 경제학에서 화폐는 부채를 통해 생성된다 - 따라서 이들에게 화폐는 예금화폐를 의미한다. 이른바, ‘역인과(reverse causation)’라고 불리는 것으로, 주류경제학에서의 예금이 기업의 투자에 있어서 자금조달의 원천이라는 주장과 대비된다. , 대부자금설을 거부한다.


한편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에서의 일반적인비판은 마르크스가 『자본론』1 1편에서 언급하는, 화폐의 다섯가지 기능에서 출발한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화폐의 기능을 다섯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로 가치척도로써의 화폐, 둘째로 유통수단으로써의 화폐, 셋째로 축장수단으로써의 화폐, 넷째로 지불수단으로써의 화폐, 다섯째로 세계화폐로써의 화폐이다. 이러한 구분은 순서의 엄밀한 위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지불수단, 신용[화폐] 화폐의 축장으로부터 출현하며, 화폐의 축장은 상품과 화폐의 유통과 탈유통을 통해 형성된다. 이는 민스키와 다른 포스트케인지안 경제학자들이 인식하는 화폐와는 대비된다. 이는 마르크스경제학에서의 화폐이론은 주류경제학과 일정한 공통점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외생적인 통화발행에 있어서도 포스트케인지안 경제학에서는 중앙은행은 기준이자율의 설정만 가능할 , 시중은행의 요구에 따라 내생적으로 화폐를 발행한다고 본다.[4] 하지만, 마르크스경제학이나 주류경제학에서 중앙은행의 통화공급은 시장의 상황에 따라 내생적으로 영향을 받으며, 통화공급도 무제한적이지 않으며, 궁극적으로 조세에 기반한 중앙은행의 보유자산에 근거한다.[5]


세계화폐로써 가지는 화폐의 기능에 대한 지적도 추가되어야 한다. 사실상 세계화폐로써 기능하는 달러는 1971 브레튼우즈 체제의 붕괴 이후, 금과의 태환성이 끊겼다. 불태환화폐로써 달러가 어떻게 상품적 성격을 유지할 있는 것인가. 그러나 통화공급이 무한정 지속될 없다는 것은 앞서 지적하였다. 여기서 우리는 화폐는 보편적 등가물로서 가치의 척도(unit) 되는데, 동시에 가치의 표준, 본위(standard)라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국가의 강제적 통용(강제통용화폐; legal tender) 통해 일국내 사용이 가능하다. , 달러가 국제적 통용을 가능하기 위해서는 세계 여러 국가들의, 국제적 지원과 개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브레튼우즈 체제는 -달러 본위제 하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였다.[6] 일부 마르크스경제학자들이 오늘날 금융위기의 궁극적 원인으로 신자유주의’, 미국 금융 헤게모니의 위기를 지적한다는 점은 이와 연관된다.[7]

4. 나가며

지불수단과 유통수단의 관계에 대해서 아직 정리가 안된다. 적당히 썼으니, 이제 그만 쓰고 공부나 해야겠다.

 

참고문헌

Blanchard, Olivier. et al. (2014). 『거시경제학』6. (최희갑 옮김). 시그마프레스

Brunhoff, Suzanne de. (2004). ‘Marx’s Contribution to the Search for a Theory of Money’. In Marx’s Theory of Money: Modern Appraisals. Palgrave Macmillan. (Edited by Fred Moseley).

Dumenil, Gerard; Levy, Dominique. (2014). 『신자유주의의 위기』. (김덕민 옮김). 후마니타스.

Fama, E. F. (1970). Efficient capital markets: A review of theory and empirical work. The Journal of Finance, 25(2), 28–30.

Fazzari, S. M., Hubbard, R. G., & Petersen, B. C. (1988). Financing Constraints and Corporate Investment. Brookings Papers on Economic Activity.

Fazzari, S. M., & Variato, A. M. (1996). Varieties of Keynesian investment theories: Further reflections. Journal of Post Keynesian Economics, 18(3), 359–368.

Lavoie, Marc. (2016). 『포스트케인스학파 경제학 입문』. (김정훈 옮김). 후마니타스.

Modigliani, F., & Miller, M. H. (1958). The Cost of Capital, Corporation Finance and the Theory of Investment. The American Economic Review, 48(3), 261–297.

Minsky, Hyman. (2014).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 (신희영 옮김). 후마니타스.

Kim, Kyun. (1988). Equilibrium Business Cycles in Historical Perspectiv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Tobin, James. (2008). ‘Money’. In the New Palgrave Dictionary of Economics. 2nd edition. Palgrave Macmillan. (Edited by Steven N. Durlauf and Lawrence E. Blume)

송종운. (2012).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치경제학』. 경상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윤소영. (2008). 『금융위기와 사회운동노조』. 공감.

이정구. (2013). ‘파생금융상품과 금융화 그리고 경제위기’. 『마르크스주의 연구』. 10(2).

이태훈·이현 . (2008). 『화폐·금융과 전쟁의 세계사』. 공감.

정운찬. (2000). 『화폐와 금융시장』초판. 율곡출판사.

정운찬·김홍범. (2009). 『화폐와 금융시장』3판. 율곡출판사.





[1] Minsky, Hyman. (2014).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 (신희영 옮김). 후마니타스


[2] Minsky, Hyman. (2014). 『케인스 혁명 다시 읽기』. (신희영 옮김). 후마니타스, p.82를 보라.


[3] 윤소영. (2008). 『금융위기와 사회운동노조』. 공감.


[4] Lavoie, Marc. (2016). 『포스트케인스학파 경제학 입문』. (김정훈 옮김). 후마니타스.


[5] 송종운. (2012).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치경제학』. 경상대학교대학원 박사학위논문.


[6] Brunhoff, Suzanne de. (2004). ‘Marx’s Contribution to the Search for a Theory of Money’. In Marx’s Theory of Money: Modern Appraisals. Palgrave Macmillan. (Edited by Fred Moseley).


[7] Dumenil, Gerard; Levy, Dominique. (2014). 『신자유주의의 위기』. (김덕민 옮김).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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